말씀과 지혜/말씀과기도

영성체를 모실 때 응답의 의미

솔뫼도령 2016. 4. 16. 12:14

★ 강론 : 광주 용봉동 성당 조용대 프란치스코 신부님

★ 일시 : 2016. 4. 15(금) 전주 동산동 성당(주임: 강명구 요한보스꼬 신부님)에서

 

성체성사는 가톨릭의 핵심이다. 개신교와 분명하게 구별되어 지는 것이다.

교회는 성체성사로 살아간다. 이렇게 신비로운 성체를 모시면서 아멘으로 응답한다.

원래 아멘(Amen)은  '그렇게 되길 믿고 청합니다' 라는 뜻이다.

그런데 성체를 받아 들고 하는 응답에 담긴 세가지 의미를 새기며 신앙생활의 자세에 대해 알아본다.

첫째, 베리타스(veritas, 진리)

        성체는 온갖 세상의 유혹으로 너무나 많은 죄를 짓는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고 강하게 나를 붙잡는 힘이다.

        우리는 선악과의 유혹이 있는 에덴의 동산에서 나와서 골고타 언덕의 십자가 아래에 있어야 한다.

둘째, 피앗(fiat, 주님의 뜻)

        성모마리아는 영성체의 모델이시다. 성모님께서 당시 처녀의 몸으로 잉태한다는 것은 죽음과 같은 일인데도 불구하고

        '주님의 종이오니 주님의 뜻이 저에게 이루어 지십니다.'라고 응답하였 듯이 성체를 모실때에 우리도 성모님의 심정으로

        내뜻이 아니라 주님의 뜻을 헤아리며 모셔야 한다.

셋째, 앗숨(at sum, Here I am)

        하느님이 세상에 파견할 진정한 예언자를 찾으실 때 이사야 예언자가 말하였다.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주십시요' 우리가 성체를 모실때도 이러한 순명을 생각하여야 한다.

세례를 받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과의 차이는 유정란과 무정란의 차이이다.

다만 유정란이라 하더라도 암탉의 품을 벗어나면 부화할 수 없다.

우리는 다행히도 그분을  알게되어 성령을 가슴안에 모시고, 신앙의 품안에서 부활의 기쁨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인생은 하느님께로 귀의하는 여정이다.

농부가 뿌린 씨앗은 물과 양분을 섭취하고 바람과 혹독한 환경을 견디어 열매를 맺어 

수확의 기쁨을 다시 주인에게 돌려드려야 하듯이

우리도 하느님 자녀로서 좋은 모습으로 그분께 돌아가야 한다. 

신앙은 선택의 자유가 아니고 효도하는 것처럼 자녀로서 마땅이 드려야 할 도리이다.

많은 죄를 지은 두손으로 예수님의 거룩한 피와 살을 모시는 만큼 우리가 영성체를 하기 전에는 죄스러운 마음으로 임하고

모실 때에는 위의 세가지 의미를 새기며 감사의 마음으로 모셔야 한다. 요즘 성체를 너무 가볍게 모시는 모습이 너무 슬프다.

모령성체(합당하지 못한 성체모심)로 주님께서 고통이 크시다.

 

십자가와 부활은 이면관계에 있다. 십자가를 선택할때 만이 부활이 찾아온다.

부활하신 예수께서 '마리아야' 하고 부르실 때 막달레나 마리아가 '라뽀니(선생님)' 하고 응답할 수 있었듯이

언제라도 그분의 음성을 알아들을 수 있도록 우리도 주님과 만나는 영적체험과 추억쌓기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