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건강/야생화 이야기
목련꽃의 이쁜 모습을 향기와 더불어 체포하라
솔뫼도령
2017. 3. 27. 19:59
눈부시게 아름다운 목련꽃도 떨어질 때는 추한 모습을 감출 수가 없다. 그래서 피어나기 전의 꽃몽오리를 체포하여 영원하게 아름다운 모습을 언제든지 꺼내볼 수 있게 하고 싶어서 힘든 작업을 선택하였다.
목련꽃차 만들기.... 먼저 피기전의 꽃봉오리를 따서 겉껍질을 벗긴다. 5~6시간을 지난 뒤에 부드러워진 상태에서 꽃잎을 하나씩 펼친다. 펼칠때 부러지거나 상처가 나면 나중에 색깔이 갈색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
목련꽃 지는 모습 지저분하다고 말 하지 말라.
순백의 눈도 녹으면 질척거리는 것을
지는 모습 까지 아름답기를 바라는가
그대를 향한 사랑의 끝이
피는 꽃 처럼 아름답기를 바라는가
지는 동백 처럼 일순간에 져버리는 순교를 바라는가
아무래도 그렇게는 돌아서지 못하겠다.(복효근, 목련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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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은 군집을 이루지만 개별로 피고
절정에서 문득 추락한다.
매화, 배꽃, 벚꽃은 꽃송이가 아니라
꽃잎 한개 한개가 바람에 날려 산화한다.
꽃보라가 되어 풍장으로 죽는다.
산수유는 파스텔 처럼 산야에 번져있다가
노을이 스러지듯 문득 종적을 감춘다.
목련은 등불을 켜듯이 하늘을 향해 봉우리를 치켜 올린다.
자의식이 가득찬 목련꽃은 가장 남루하고 참혹하게 오래 진다.
가벼운 꽃은 가볍게, 무거운 꽃은 무겁게 죽는데,
목련이 지고나면 봄은 다 간것이다. (김훈, 자전거 여행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