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자의 사명
곽명호(루까, 대전교구)
2008. 12. 27 관평동성당 봉사자 피정
교회(church, 에끌리시아)는 하느님 백성의 모임을 말한다. 여럿이 모이는 건물이 아니라 모이는 사람들이 중요한 핵심이다. 어디나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교회다. 그리고 초대교회에서는 교회에 모여 기도하고 하느님을 찬미하며 빵과 포도주를 서로 나누는 공동소유의 개념이었다.
그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고 친교를 이루며 빵을 떼어 나누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였다. 그리고 사도들을 통하여 많은 이적과 표징이 일어나므로 사람들은 저마다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신자들은 모두 함께 지내며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그리고 재산과 재물을 팔아 모든 사람에게 저마다 필요한 대로 나누어 주곤 하였다. 그들은 날마다 한마음으로 성전에 열심히 모이고 이 집 저 집에서 빵을 떼어 나누었으며, 즐겁고 순박한 마음으로 음식을 함께 먹고, 하느님을 찬미하며 온 백성에게서 호감을 얻었다. 주님께서는 날마다 그들의 모임에 구원받을 이들을 보태어 주셨다.(사도2,42-47)
모이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빵을 나누는 부제(식탁 봉사자)가 출현하게 되었다. 그리고 교회가 더욱 커지면서 신자들은 헌금을 납부하고, 교회가 일괄적으로 나눔을 대신하는 조직과 제도가 생겼다. 또한 신자들은 각자의 모범적인 삶으로 복음을 전하는 진정한 전교를 실천하게 되었다.
모든 신자들은 각자가 부여받은 능력에 따라 봉사의 의무가 부과되었다. 성서에서도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모습이 달리 나타나고 있다. 예레미야와 요나 예언자의 경우 처음에는 사명을 두려워하지만 결국은 거룩한 하느님의 부르심은 피할 수 없다. 이사야의 응답은 오늘날 우리가 본받아야 할 태도이다.
민족들의 예언자로 내가 너를 세웠다.” 내가 아뢰었다. “ 아, 주 하느님 저는 아이라서 말할 줄 모릅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 ‘ 저는 아이입니다.’ 하지 마라. 너는 내가 보내면 누구에게나 가야 하고 내가 명령하는 것이면 무엇이나 말해야 한다. 그들 앞에서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너를 구해 주리라. 주님의 말씀이다.” 그러고 나서 주님께서는 당신 손을 내미시어 내 입에 대시며, 나에게 말씀하셨다. “ 이제 내가 너의 입에 내 말을 담아 준다.(예레1,5-9)
요나는 주님을 피하여 타르시스로 달아나려고 길을 나서 야포로 내려갔다. 마침 타르시스로 가는 배를 만나 뱃삯을 치르고 배에 올랐다. 주님을 피하여 사람들과 함께 타르시스로 갈 셈이었다. 그러나 주님께서 바다 위로 큰 바람을 보내시니, 바다에 큰 폭풍이 일어 배가 거의 부서지게 되었다.(요나1,3-4)
주님께서는 큰 물고기를 시켜 요나를 삼키게 하셨다. 요나는 사흘 낮과 사흘 밤을 그 물고기 배 속에 있었다.(요나2,1) 그러나 저는 감사 기도와 함께 당신께 희생 제물을 바치고 제가 서원한 것을 지키렵니다. 구원은 주님의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그 물고기에게 분부하시어 요나를 육지에 뱉어 내게 하셨다.(요나2,10-11)
그때에 나는 이렇게 말씀하시는 주님의 소리를 들었다. “ 내가 누구를 보낼까?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가리오?” “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 하고 내가 아뢰었다.(이사6,8)
기도가 간절한 마음으로 하느님과 함께하는 행위라면 봉사란 하느님께 받은 생명을 그분께 되돌리는 행위이다. 봉사자는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 예수님의 삶으로 살도록 초대받은 것이다. 봉사자의 자격과 태도에 대하여 성서에 기록된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봉사자들도 마찬가지로 품위가 있어야 하고, 한 입으로 두 말 하지 않으며, 술에 빠져서도 안 되고 부정한 이익을 탐내서도 안 됩니다. 그리고 깨끗한 양심으로 믿음의 신비를 간직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또 그들을 먼저 시험해 보고 나서 흠잡을 데가 없는 경우에만 봉사직을 수행하게 해야 합니다. 여자들도 마찬가지로 품위가 있어야 하고, 남을 험담하지 않으며, 절제할 줄 알고 모든 일에 성실해야 합니다. 봉사자들은 한 아내의 충실한 남편이어야 하고, 자녀들과 자기 집안을 잘 이끄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사실 봉사직을 훌륭히 수행하는 이들은 좋은 명성을 얻고, 그리스도 예수님에 대한 믿음에 더욱 큰 확신을 얻게 됩니다.(1티모3,8-13)
끝으로 봉사자들은 온 교회가 일치를 이루도록 힘써야 한다. 모두 같은 하느님 백성으로서 진리에 순종하며 하나가 되도록 한결같이 노력하여야 한다.
여러분은 진리에 순종함으로써 영혼이 깨끗해져 진실한 형제애를 실천하게 되었으니, 깨끗한 마음으로 서로 한결같이 사랑하십시오.(요한 17,22)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영광을 저도 그들에게 주었습니다. 우리가 하나인 것처럼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거룩하신 아버지,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키시어,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11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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