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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진한(辰韓) 땅에 여섯 마을이 있었는데, 어느 날 고허촌 촌장 소벌공이 양산 밑의 나정이라는 우물곁에서 흰 말이 무릎을 꿇고 우는 것을 이상히 여겨 가 보았더니, 말은 간 곳 없고 불그스름한 알이 하나 있었다. 알을 깨고 보니 아기가 있어 데려가 정성껏 길렀다. 아기가 점점 준수하여져 나이 열세 살에 뛰어난 젊은이가 되었다.” 신라 시조 박혁거세의 탄생 신화다. 나정이라는 우물이 모티프로 들어 있다. “탈해는 본래 다파나국 출신이다. 다파나국 왕비가 수태한지 7 년 만에 큰 알을 낳았다. 그런데 왕이 그 알을 갖다 버리라 하여 사람들이 큰 궤짝에 넣어 바다에 띄워 보내 신라에 이르게 됐다. 해변의 노모가 궤짝을 발견하고 아이를 키웠는데 그가 탈해다. 남해 차차웅 7 년에 이르러 그를 등용하여 대보로 삼고 정치를 맡겼다.” 신라 석탈해의 탄생 설화다. 여기에 바다가 이야기의 소재로 등장한다. 가야를 세운 김수로왕의 설화에도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옥이 바다를 건너와 수로왕과 결혼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역시 바다가 배경 소재로 등장한다. 고구려 시조인 동명왕의 탄생 설화는 아예 하느님의 아들 해모수와 물의 신인 하백(河伯)의 딸 유화가 서로 사랑하여 낳은 아들 주몽이 왕이 된다는 이야기 구조다. 우리 민족의 의식 세계 속에 이토록 중요하게 자리한 물인데 오늘날 이 어쩐 가뭄인지…. 신화를 보건대 알 즉 태양의 후손이고 동시에 물의 후예인 우리들이다. 가뭄 지역에 물을 보내길 우리 어찌 마다할 수 있을까. 강원도민일보<명경대> : 이광식 논설실장, 2009년 02월 10일 (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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