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랬만에 주말 날씨가 너무 좋아 4월 14일(토) 오후에 춘천시 인근에 있는 드름산을 다녀왔다. 칠전동 대우아파트 부근에서 출발하여 드름산 정상(해발 457.4m), 전망대를 거쳐 의암댐 쪽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택하였다. 그 동안 4월 초반까지 눈발과 함께 동장군의 시새움이 있어 봄이 오는 길이 더디긴 했다, 그러나 최근 몇 일간의 따사로운 햇살에 봄기운이 산골짜기 마다 가득했다. 화창한 날씨에 산길 양지쪽에는 이름 모를 봄꽃들이 새초롬하게 피어 있었다. 생강나무 노오란 꽃이 계곡에 봄의 서막을 알리는 가운데, 연분홍 진달래꽃이 함께 어우러져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전망대에서는 시원한 의암호와 반대편 삼악산의 풍경이 절경이었다. 약간은 연무로 시야가 흐렸지만...... 그리고 의암호변 인어상 주변에 푸르름이 덜한 채, 노란 개나리가 아직은 쓸쓸하다.
하지만 누구나 어렵지 않게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코스에, 만나는 사람들의 정겨움과 봄의 정령이 거동하여 생각에 잠길 수 있어 좋았다.
봄기운 가득한 울창한 소나무 숲을 지나면서 삶의 지혜를 생각해 본다. 푸른 잎을 가진 소나무와 하얀 눈은 한 폭의 산수화이지만 그에게는 고통스러운 삶의 무게였다. 지난 겨울에는 왼쪽 가지를 내어주고, 올 겨울에는 오른쪽 가지를 내어 주는 아픔을 겪었다. 소나무들은 이런 희생과 시련을 통해서만 쭈욱 위로 뻗을 수 있지 않을까?
소나무 아래 어울려 사는 잡목들의 삶도 사연이 다양한것 같다. 어느날 부러진 소나무 가지가 잡목에 걸리면 우리네 일상의 십자가처럼 무거움을 안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느닷없는 날벼락에 몸은 휘어지고 고통은 계속된다. 다행히 지나가는 등산객이 거두어 주거나 일진광풍의 도움으로 짐을 벗을 수 있는 행운을 잡기도 하겠지.
드름산에 우리의 삶의 모습처럼 다양한 사연이 있어, 내 삶의 지혜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자연과 건강 > 힐링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군산 신시도 대각산 탐방기 (0) | 2014.03.15 |
---|---|
산정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명성산의 억새 (0) | 2013.10.29 |
백암산 흰바우길 탐방 (0) | 2012.12.11 |
양구 사명산에 다녀왔습니다. (0) | 2012.07.23 |
관평동 성당에서 설악산 주전골로 단풍여행 다녀왔습니다 (0) | 2009.1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