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과 지혜/좋은 글방

법정 스님이 남긴 말과 글

솔뫼도령 2010. 3. 21. 15:06

 
참 조  

 

- 나에게는 맑은 복 네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이 있습니다. 마음의 양식이 나를 받쳐주고 있습니다.

둘째, ()가 있습니다. 출출할 때 마시는 차는 제 삶의 맑은 여백입니다.

셋째, 음악이 있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건전지로

듣습니다만 음악이 삶에 탄력을 주고 있습니다.

넷째, 채소밭이 있습니다. 채소밭은 제 일손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이것들은 내 삶을 녹슬지 않게 늘 받쳐주고 있습니다.
누구나 한적한 삶을 누리고픈 꿈이 있습니다.

밭을 일구면서 살고자 하는 꿈, 이러한 꿈은 우리의 본능입니다.
언제 현실적으로 이어질지 모르지만
일상에 찌들지 않는 꿈을 가집시다.

 (2008년 10월 19, 길상사 법회에서)

 

우리 곁에서 꽃이 피어난다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생명의 신비인가.

곱고 향기로운 우주가 문을 열고 있는 것이다.

잠잠하던 숲에서 새들이 맑은 목청으로 노래하는 것은

우리들 삶에 물기를 보태주는 가락이다.

('산방한담' 중에서)

 

빈 마음, 그것을 무심이라고 한다.
빈 마음이 곧 우리들의 본마음이다.
무엇인가 채워져 있으면 본마음이 아니다.
텅 비우고 있어야 거기 울림이 있다.
울림이 있어야 삶이 신선하고 활기 있는 것이다.
('물소리 바람소리' 중에서)

 

나는 누구인가. 스스로 물으라.
자신의 속얼굴이 드러나 보일 때까지 묻고 묻고 물어야 한다.
건성으로 묻지 말고 목소리 속의 목소리로 귀 속의 귀에 대고
간절하게 물어야 한다.
해답은 그 물음 속에 있다.

 ('산에는 꽃이 피네' 중에서)

 

사람은 본질적으로 홀로일 수밖에 없는 존재다.
홀로 사는 사람들은 진흙에 더렵혀 지지 않는 연꽃처럼 살려고 한다.
홀로 있다는 것은 물들지 않고 순진무구하고

자유롭고 전체적으로 부서지지 않음이다.
('홀로 사는 즐거움'중에서)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
('산에는 꽃이 피네'중에서)

 

삶의 순간순간이 아름다운 마무리이며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지나간 모든 순간들과 기꺼이 작별하고
아직 오지 않은 순간들에 대해서는 미지 그대로 열어둔 채
지금 이 순간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아름다운 마무리'중에서)

 

모든 것을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은 어떤 것도 소유하지 않아야 한다.

모든 것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어떤 것도 되지 않아야 한다.
('일기일회' 중에서